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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학습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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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과학관 전문가 및 자문위원분들이 검증해 주신 소중한 자료입니다.

수의 역사

수의 역사

우리말의 명수법 (온, 즈믄, ...)

상세정보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숫자를 어떻게 읽었을까?
이름
우리말의 명수법 (온, 즈믄, ...)
분류
수의 표현
연대
1세기
상세정보
내용

  오늘날은 전 세계적으로 아라비아 숫자를 통일해서 쓰고 있지만, 나라마다 그 수를 세는 말은 다르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하나, 둘, 셋, 넷…’, 중국에서는 一(일), 二(이), 三(삼), 四(사), …, 미국에서는 one(원), two(투), three(쓰리), four(포), …, 라고 하지요.
  글자가 없던 오랜 옛날에 중국으로부터 한자를 들여와서 사용했던 우리나라는, 수를 나타내는 또 다른 말이 있어요. 한자와 함께 한자를 읽는 말까지 들어온 것이에요.
  그럼 ‘하나, 둘, 셋…’은 우리가 아주 옛날부터 사용해 왔던 말일까요? 같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말이라고 해도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발음이 조금씩 바뀌어 가기도 하고 단어가 없어지거나 새로 만들어지기도 한답니다. 옛날에는 지금과 전혀 다르게 수를 세지 않았을까요? 지금부터 그 흔적을 찾아보도록 해요.
  사람들이 언제부터 숫자를 말로 표현하고, 그 숫자를 세기 위해 어떤 말을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기록은 없어요.
  그러나 고구려 사람들이 수를 어떻게 세었는지 추측할 수 있는 기록이 남아 있답니다. 《삼국사기》에는 고구려의 지역이름이 기록된 부분이 있는데, 그 중에 수를 나타내는 말이 들어 있어요. 사진 1번과 같이, 지역 이름을 고구려 사람들의 발음 그대로 한자로 적은 것과, 그 뜻을 한자로 적은 것이 나란히 기록되어 있어요. 우리가 읽는 한자음이 당시 중국의 한자음과 다르지만 지금 발음대로 생각하면, 고구려에서는 ‘다섯은 우차’, 일곱은 ‘난은’, ‘열은 덕’이라고 말했던 것이에요.
  백제에서 수를 세었던 말도 《삼국사기》를 통해 추측할 수 있어요. 고이왕 27년(260)의 기록에 달솔(達率), 은솔(恩率), 덕솔(德率)이라는 관직이름이 차례로 나오는데, 여기서 솔(率)은 ‘거느리다’라는 뜻이 있어요.
  덕솔은 열 명, 은솔은 백 명을 거느리는 사람의 관직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면, 달솔에서 ‘달’은 ‘천’을 나타내는 말이겠지요.
  고려시대의 수를 세는 말은 《계림유사》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그 중 몇 가지를 적으면 사진 3번과 같아요. 계림유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답니다.
   1) 지금의 ‘예순 하나’를 계림유사에서는 ‘일순과 나머지 하둔’으로 읽은 것처럼 두 자릿수를 어떻게 말했는지 알 수 있어요.
   2) ‘백’을 ‘온’이라 했군요. 현재는 몸 전체를 ‘온몸’, 여러 가지 생각을 ‘온갖 생각’이라고 하는 것처럼 ‘온’을 ‘여러 가지’ 또는 ‘모든’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어요.
   3) ‘천’, ‘만’은 중국 한자음 그대로 적고, 우리말은 적지 않은 것을 보면 당시에는 ‘천’, ‘만’이라는 수 단위는 일상적으로는 사용되지 않았던 큰 수였던 것 같네요.
  국어학자들은 큰 수에 대한 우리말을 찾아냈어요. 천을 ‘즈믄’, 만을 ‘두맨’이라고 했다는 것이지요. 천을 ‘즈믄’이라 한 것은 신라 향가 중 〈눈밝을 노래〉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또한. 2000년에 태어난 아이들을 가리켜 새천년의 시작에 태어났다고 해서 ‘즈믄동이’라고 불렀지요. ‘만’을 ‘두맨’이라고 한 예로는 ‘지류가 만 개인 강’이라는 뜻을 가진 ‘두만강’을 들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상 가장 크게 과학이 발전한 시기는 세종대왕 때에요. 세종은 수학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스스로도 열심히 공부했어요. 세종대왕은 큰 수와 소수를 세는 말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요? 세종대왕이 읽었다는 《산학계몽》에는 수의 이름이 한자로 기록되어 있어요.
  산학계몽에 적혀 있는 숫자 중에서 큰 수에 해당하는 ‘항하사’부터 ‘무량대수’까지는 인도 불교에서 사용하는 수로, 인도 불교와 함께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진 것이지요. 항하사는 ‘인도의 갠지스 강의 모래 수만큼 큰 수’라는 뜻이랍니다. ‘순식간’과 ‘찰나’ 등도 불교어로서 ‘아주 짧은 순간’을 말할 때 자주 쓰이고 있어요.
  산학계몽에서 사용하는 큰 수를 읽는 방법은 지금과는 달라요. 예를 들어 오늘날의 1조는 1뒤에 0이 13개 붙은 수이지만, 산학계몽의 1조는 1 뒤에 0이 16개 붙은 수를 말하는 것이에요. 지금은 만 단위를 의미하는 4자리마다 새로운 이름으로 수를 읽지만, 산학계몽에서는 8자리마다 새로운 이름으로 수를 읽었기 때문에 수의 이름이 같아도 그 수의 크기는 다르답니다.
  산학계몽에서는 소수의 이름도 여덟 자리씩 끊어서 읽고 있어요. 현재에는 ‘할, 푼, 리’만을 사용하고 있지요.
  큰 수인 ‘경’을 나타내는 우리 고유의 말은 ‘골’이에요. ‘골백번 말해도 못 알아듣네.’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경’을 현대의 수로 나타낸다면, 1 뒤에 0이 16개가 붙은 크기의 수랍니다. 그럼 ‘골백’은 얼마나 될까요? ‘골×백’이니까 1 뒤에 18개의 0이 붙겠네요.
    골 = 10,000,000,000,000,000
    골백 = 1,000,000,000,000,000,000
  ‘골백번’ 말했다는 건 정말 엄청나게 많이 되풀이했다는 것이니까, 골백번 말했는데도 알아듣지 못한다면 진짜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사진 제목 및 출처
1. 고구려 명수법
2. 백제 명수법
3. 고려 명수법
4. 즈믄손
5. 산학계몽에 나타난 명수법
6. 순식간, 찰나
7. 산학계몽의 큰 수 읽는 법
8. 산학계목의 소수 읽는 법

감수 : 이동흔 교사
안내
  • 상기 내용은 2015년 전문가 감수를 받아 제작된 자료로 최신내용과 상이할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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