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이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뒤, 1977년 4월 웨스트코스트 컴퓨터 페어에서 워즈니악은 애플-2를 발표하기에 이르러요. 애플-2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게임 기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TV나 모니터에 연결 가능한 컬러 디스플레이를 지원하고 기본으로 2개의 게임 패드까지 제공하여 가정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비였어요. 게임 기능이라니까 왠지 귀가 솔깃하는데요. 메모리를 추가로 64KB까지 설치할 수 있던 것도 큰 장점이었지요. 베이식 인터프리터(BASIC Interpreter)를 탑재했으며 주변 장치를 끼울 수 있는 확장 슬롯 등 개방 구조를 채택하고 CP/M 카드를 쓸 수 있었어요.
  애플-2가 게임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은 저장장치의 힘이 컸답니다. 애플-2의 초기 제품은 카세트테이프 드라이브를 저장장치로 채택했지만, 이듬해 플로피 디스크 저장장치인 디스크 2를 발표한 것이 인기의 시발점이었어요. 애플-2는 저장장치를 제외한 값이 1천298달러여서 모니터와 카세트테이프 레코더를 포함하고도 600달러 정도였던 경쟁 제품들에 비해 매우 비싼 편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고해상도 컬러 그래픽과 뛰어난 확장성, 그리고 높은 시스템 안정성 때문이었지요.
  애플-2의 탄생에는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과 함께 마이크 마큘라(Mike Makkula)와 레지스 매키너(Regis MacKenna)의 공이 컸어요. 애플-1에서 약간의 성공을 했지만, 하드웨어 사업을 위해서 돈이 필요했던 스티브 잡스는 자금을 지원해줄 사람을 찾아다니기 위해 동분서주 했어요. 먼저 전 직장인 아타리의 사장 놀란 부쉬넬을 찾아가서 투자를 부탁했는데 그 말을 들은 놀란 부쉬넬은 아타리의 투자자인 돈 밸런타인(Donald Valentine)을 소개해 주었어요. 돈 밸런타인은 실리콘 밸리의 영향력 있는 벤처 캐피탈의 할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인물로 아직도 최고의 벤처 캐피탈 중의 하나로 꼽히는 세콰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을 설립한 사람이에요. 돈 밸런타인은 편집증 환자에 전혀 격식이라고는 없는 사람이라며 스티브 잡스를 굉장히 싫어했다고 전해진답니다. 스티브 잡스가 끈질기게 찾아가자 돈 밸런타인은 마이크 마큘라(Mike Makkula)에게 일을 떠맡겨 버렸다고 하네요.

<용어설명>
1) 인터프리터(Interpreter) : 프로그램 언어(BASIC 등)로 적혀진 프로그램을 기계어로 변환한 프로그램. 인터프리터는 프로그램 하나를 읽어들임으로써 기계어로 변환하고 실행하는 것을 반복한답니다.(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412869&cid=917&categoryId=917)
2) 카세트 테이프 드라이브(cassette tape drive) : 카세트테이프에서 데이터를 읽고 기록하는 장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835041&cid=4607&categoryId=4607)
3) 플로피 디스크(floppy disk) : 컴퓨터 외부 기억 장치로 사용되는 자기 디스크의 일종. 폴리에스테르 원판에 자성체를 코팅해서 사각형 종이 재킷에 넣은 보조기억장치.(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64442&cid=388&categoryId=388)

*사진 제목 및 출처
1. 애플-2/http://www.computerhistory.org
2. 애플-2/http://www.computerhistory.org
3. 애플-2 사운드카드/http://www.computerhistory.org
4. 애플-2 메인보드/http://www.computerhistory.org
5. 애플-2 광고/http://www.computerhistory.org